물류의 흐름은 흔히 혈액의 순환에 비유될 만큼 한 국가의 경제에서 물류의 흐름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 나라 경제의 건전성과 견고함이 물류의 흐름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물류에는 항공과 항만 등 주로 수출과 수입을 통해 해외로 연결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도로라는 혈관을 통해 영토의 말단 지역까지 물건이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수많은 운송업 종사자들의 세상이 있다. 이들을 혈액의 구성요소로 비유하자면 체내의 말단까지 산소를 전달해주는 적혈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운송업 종사자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시간 운전과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교류부족으로 인해 고립되고, 경쟁으로 인해 박봉을 감내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그들은 흔히 물류대란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언론에 비취지기도 하고 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을’의 위치에 서서 갖은 고충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들이 그런 자신들의 이야기를 사회에 드러낼 수 없는 이유는 자신에게 배정되는 물품을 스스로 구할 수 없고, 대부분 개인 사업자들처럼 인식되고 있어 통할하는 시스템이 없으며, 그에 따라 안정적인 물류량이나 급여를 보장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가 지속되는 한 운송업에 종사자들의 처우는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체와 소비자 그리고 물류의 이동을 맡고 있는 운송업 종사자들의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 지역으로 흐르는 물류들을 통할하여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운송자들은 운송지역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무리한 운행이 불가피 하게 된다. 또 각 지역마다 전통적으로 허브 역할을 맡고 있는 업자가 존재하는데 이는 물류유통 중간에 거치는 단계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단계가 늘수록 배송비나 제품 단가가 올라가니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관련업 종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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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물류에 스마트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이 있다. ㈜지팬스스마트로는 대기업에서 물류정보업을 담당하고, 물류관련 박사과정까지 공부한 이른바 ‘물류마니아’인 양현석대표를 중심으로 물류와 IT를 접목하는 시도를 해 왔다. 그와의 인터뷰 중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말은 물류업에 왜 뛰어들었느냐는 기본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의 대답은 “물류가 좋았어요. 어렸을 적부터.”였다.
‘세상에 물류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니......’
그는 물류작업을 자동화하는 장비를 개발ㆍ제작하는 기업의 대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생각한 물류 유통의 문제는 장비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이에 양대표는 4년여 동안 물류유통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IT와 물류를 연결하는 것에서 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는 물류유통업이라는 것의 본질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집중하였다. 영세하고 모든 사람에게 ‘을’일 수밖에 없는 운송업 종사자들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이 바로 물류업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구상한 것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물류관리 시스템을 저렴한 가격으로 중소ㆍ영세업체들이 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양대표가 ‘스마트 물류정보 플랫폼’이라고 소개한 ‘스마트로’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모바일과 pc를 통해 물류에 관한 각종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게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양대표는 운송업을 담당하는 기업들에게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는 필수적인데 기존에 프로그램들은 가격이 높고, 큰 기업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사실상 중소ㆍ영세기업들은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로를 이용하면 영세기업이라도 대기업의 TMS를 능가하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스마트로 TMS를 이용하고 있는 서하로지스틱의 김헌수 대표이사는 최고급 운송관리시스템을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며 이로 인해 회사의 효율이 증대되고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밝혔다.연간 수천에서 수억 원의 비용이 든다는 대기업형 TMS, 그에 비해 ‘스마트로’는 어이없을 정도로 적은 비용이 든다. 양대표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ID당 월 1만원”이며, 그마저도 “현재 초기 확산을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반값으로 배포하고 있다.”고 수줍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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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렇게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스마트로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밝히며, 스마트 시스템이나 IoT에 가장 적합한 분야가 바로 물류라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물건의 정보를 모두 알 수 있고, 배송위치와 배송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으며, 누락된 물품에 대해서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밖에도 물류와 IT가 접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한참을 설명한 양대표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사물인터넷이라는 분야는 말 그대로 물건에 대한 정보이용을 뜻한다. 따라서 물류업에 가장 적합할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스마트로 시스템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대표는 개인정보 보안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배려했는데, 스마트폰의 이동에 따라 운전자의 위치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차량용 ‘스마트 체커’ 를 개발하여 운전자가 차량에서 하차하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로 시스템으로 위치정보가 송신되는 것을 자동으로 차단하여 준다. 따라서 운송 당사자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게 된다.
양대표는 기업체에게 적합한 형태로 만든 스마트로 프로그램 외에도 운송업 종사자들이 개인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엑스프레소’라는 소셜 물류 커뮤니티 앱도 소개했다. 이 앱은 운송당사자간의 정보공유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스마트로 시스템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현재 앱은 무료로 배포되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스마트시대라고 일컬어지며 전자정보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시대에, 여전히 개인적인 친분이나 주변인과의 교류를 통해 운송 물류의 확보와 정보공유를 하고 있는 물류업계의 현실. 이러한 후진성을 개선하고 모두에게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운송업 종사자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지팬스스마트로의 양대표와 임직원들. 그들의 노력과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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