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人사이트 #14]  그레타 툰베리, "How dare you!"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7 15: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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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의 환경운동가,'우리 지구의 가장 위대한 변호인'
▲ 이미지캡쳐 = 유튜브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파업동참을 요구하는 툰베리)
자신을 향한 트럼프 미국 대통평의 조롱을 캡쳐 해 SNS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 당찬 16세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Greta Thunberg, 2013년 1월 3일생). 스웨덴에 살고 있는 이 소녀는 뉴욕에서 진행하는 UN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태양광 보트를 이용하여 15일 동안 4800 km의 대서양을 건너 화재를 모았다.

툰베리는 항공기나 유람선 등 배기가스를 대량으로 내뿜는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고, 뉴욕에 닿기 위해 화장실과 사워시설도 갖추어 있지 않고, 가스 버너로 물을 데워 인스턴트와 동결건조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태양광 패널과 수중터번을 이용한 경주용 보트에 올랐다. 그녀는 이같은 모험을 '비행기를 타지 않음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기후위기가 실제 사안이라는 메시지를 줄수 있다'며 환경운동의 기회로 삼을 만큼 사명감 투철한 '환경전사'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지구의 가장 위대한 변호인'이라고 올린 트윗의 코멘트는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다.

이렇게 툰베리는 지난 9월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단에 섰다. 지난 8월 미국의 강연 프로그램인 TED에서 주장한 바의 연속선상의 내용을 주장했다. 그녀는 그동안 느껴왔던 '분노와 절규'를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 지구온난화의 문제와 해결책을 알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어른들, 공허한 말로 자신의 꿈과 어린 시절을 훔쳐간 어른들을 향해 비난했다. 또 대량 멸종의 초입에 들어 왔음에도 여전히 돈과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고 세계의 리더십들을 향해 거칠게 몰아붙였다. 특히 유엔 회의장에 잠깐 들른 트럼프 대통령을 쏘아 보는 툰베리의 강렬한 시선이 사진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그를 가장 분노케 한 지도자들 중 한 사람은 화석연료 경제를 찬미하면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일 것이다.

“햇볕 아래 가는 게 두렵다. 오존 구멍들 때문이다. 공기를 마시는 것도 두렵다. 어떤 화학물질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빠와 함께 밴쿠버에서 낚시를 나가곤 했다. 몇 년 전 온통 암에 걸린 물고기들을 발견하기 전까지 이야기다. 동물과 식물이 매일매일 멸종되고 있다. 여러분도 내 나이에 이런 걸 걱정했었나요.”라고 묻는 소녀.

2011년 8세의 소녀는 기후변화 문제를 처음 접하고 왜 별다른 해결 노력이 진행되지 않았는지 의아해했다. 3년 뒤 8개월 동안 심한 무기력증에 빠져 첫 두 달 동안 먹는 것도, 말하는 것도 중단해 10㎏의 체중이  줄었다. 오직 자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말문을 열던 소녀는 의학적으로 선택적 자폐와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툰베리는 2년 동안 집에서 ‘탄소 발자국(CO2 배출량)’을 줄일 것을 부모에게 요구했다. 완전채식주의자(vegan)가 되어 고기를 먹지 않았고 비행기 탑승도 포기했다. 딸아이의 채근에 오페라 가수인 엄마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 해외공연을 포기했다.

그녀가 대외적인 환경운동가가 된 것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는다. 기후변화 에세이가 작년 5월 스웨덴 신문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의 공모에서 선정되고, 지난해 여름 스웨덴을 강타한 200여년 만의 폭염과 기근은 툰베리를 활동가로 만들었다. 스웨덴에서만 7월 한 달 동안 60곳에서 산불이 일어났다. 결국 스웨덴 총선을 20일 앞둔 8월20일, 툰베리는 홀로 스톡홀름 의사당 앞 시위를 시작했다. 2주 동안 매일 의사당 자갈마당에 조용히 앉아 행인들에게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은 어른들이 나의 미래에 똥을 싸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힌 전단을 건넸다. 동맹휴학도 제안하고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페이스북에 사진과 소식을 전했다. 11월 말 스톡홀름에서 테드(TED) 강연을 했고, 다음달엔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연설을 했다. 12월 유럽 270개 도시와 마을에서 2만명의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 툰베리는 매주 금요일 등교하는 대신 기후변화 시위를 벌이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 단체를 만들었다. 올해는 아예 1년간 휴학을 하고 본격적인 환경운동에 돌입한다.

툰베리는 파리 협약이 목표로 설정한 ‘섭씨 1.5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늦어도 2020년부터 온실가스 방출을 급진적으로 줄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시 파리 협약이 설정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40% 감축 목표도 80%로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툰베리의 강연은 설득력과 영향력이  있어, 그는 지난해 말부터 각국의 시위를 촉구하고 독려하며 행동지침도 내린다. 지난 4월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열흘 동안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 단체 지도부에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제안했다. 멸종저항은 옥스퍼드 서커스와 워털루 다리, 마블아치, 자연사박물관 등에서 점거농성을 벌여 11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툰베리는 이렇게 말한다. “증오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다른 외양을 들춰 낸다면 그들에게 달리 할 말이 없음을 의미한다. 또 당신이 이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스퍼거 장애를 갖고 있는 나는 가끔 표준과 다소 다르지만, 조건이 충족되면 그 다름이 슈퍼파워가 된다” (8월1일 툰베리 트위터) “변화는 원하건, 원하지 않건 오고 있다. 세계는 이미 환경파괴의 원인과 해법을 알고 있다. 지금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이다"(TED 강연)

그녀의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힘있는 외침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만큼 오는 11일에 있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툰베리는 오는 12월 칠레 산티에고에서 열리는 25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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