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주간프리즘] 중증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4-17 09: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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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토요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번주 국회에서는 수많은 장애인관련 세미나와 공청회가 계획되어 있고 저번주에도 여야 의원들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맹 주최로 출범식 및 기념 토론회가 있었다.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의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지난 2000년 2곳을 시작으로 현재 250여개의 센터로 늘어나는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중증장애인 1인가구의 증가와 이들의 사회 관계망이 단절되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복지관이나 자립생활센터가 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최소화 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통합되도록 상담과 도움을 제공하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물론 중증 장애인들의 자립과 사회화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인 스스로 사회에 나와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맞서 스스로의 권익을 찾기위한 운동도 중요하다고 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달링의 주인공 로빈 캐번디시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후천성 전신마비 장애인으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20대 후반에 폴리오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목 아랫부분이 마비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살아야만했다.


캐번디시는 친구인 옥스퍼드 대학교수 테디 홀의 도움을 받아 인공호흡기가 달린 일명 ‘로빈 휠체어’라 불린 혁신적인 기구를 개발해, 중증장애인도 병원에서 나와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고, 자신과 같은 환자들을 위해 어니스트 클라인워트(Ernest Kleinwort) 자선 신탁 기금과 영국 보건국을 설득해 12개의 휠체어를 제작했다. 특히, 아내 다이애나의 사랑과 헌신으로 로빈은 장애인 활동가로 명성을 높였으며, 전신마비 환자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중증 장애인들을 위해 자선 기금을 모으고, 휴양센터를 건설하고 의료기구를 개발하는 것에 일생을 바친 캐번디시는 1974년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제국 훈장(MBE)를 받기도 했다. 그의 삶은 중증 장애인이 병원에 누워 있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는 사회의 일원임을 감동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아름다운 4월, 전국 도처에 수많은 꽃이 만발하며 봄을 알리고 있다. 필자도 오랜만에 윤중로를 거닐며 만개한 벚꽃에 취해보고 못내 아쉬운 마음에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던중 어디선가 장애인용 스쿠터 세대가 나타났다. 그 중 두 대는 카페 입구에 주차하고 한 분은 걸음이 불편해 보였고, 다른 한 분은 목발을 짚고 카페에 들어섰다. 마지막 한 대는 좁고 경사진 카페 입구에서 한참을 애쓰다 어렵사리 카페에 들어올 수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 분은 다리가 없었다. 머리속에 잠시 스쳤던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하면서...'라고 했던 나의 생각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마음속에도 편견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깨달으며 반성했다. 지인이나 친척 중에도 장애인이 있을 수 있고, 주변을 돌아보면 심심치 않게 장애인들을 볼 수 있다.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견없이 그들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해 주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모쪼록 모든 장애인들이 어제 카페에서 본 그들처럼 365일 활짝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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